스 T O R Y/언중유쾌
언중유쾌(091001~091012)
susuhan-i(류~쌤..)
2009. 10. 13. 17:48
091012 10:03 AM
우리 곁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들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리고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려야 할 것들은 악착같이 우리 곁에 남아 있네. 하나님, 도대체 왜 이러세염?
091012 9:57 AM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는 말은 착하지 못한 놈들이 만들어낸 유언비어니, 쌓아 놓은 재산이 천만금이라도 하는 짓이 짐승만 못하면 반드시 천벌을 면치 못하리라. 설사 본인이 천벌을 피하더라도 자손이 천벌을 대신하게 되리니 부디 착한 이를 비웃지 말지어다
091012 8:03 AM
분명히 우리와 함께 존재했던 일원 짜리 동전. 깜찍하면서도 예뻤는데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091012 7:59 AM
창문을 열었더니 느닷없이 미간을 스치는 겨울예감, 예감은 언제나 계절을 앞지른다.
091012 4:52 AM
사랑을 못 주어 본 사람이 더 불행할까요 사랑을 못 받아 본 사람이 더 불행할까요.
091012 4:03 AM
가을 찻잔에 달빛 한 조각을 녹여서 마셨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091011 9:36 PM
잠에서 깨어나 겨우 차 한잔 마셨는데 순식간에 어둠이 문지방을 넘는구나. 내가 잠든 사이 손님들 모두 떠나 버리고 집안은 절간처럼 고요한데.
091011 10:18 AM
어느 동네에건 반드시 바보가 한 명씩 배치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스승으로 한 명씩 내려 보내셨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남을 모함하거나 비방하지 않는다. 부디 조롱하지 말고 경배하라.
091011 8:16 AM
꽃 필 때 사랑하던 나무를 잎 진다고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랑을 시작한 지 일년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지기로 작정 했다니 그런 지리멸렬한 감정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091011 4:54 AM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과 노래에 잘 감동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요.
091011 4:33 AM
가을빛 짙어지니 불현듯 생각나는 이름들. 엽서라도 한 장 보내고 싶은데 모두들 주소를 모르겠네. 부디 잘들 사시게. 우리는 오래도록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핑계로 서로를 유기한 공범.
091011 12:55 AM
윤도현이나 김제동을 그런 식으로 방송에서 작두질해 버리는 건, 속 보이면서도 야비한 처사 아닙니까.
091011 12:29 AM
단풍들고 낙엽지고 옆구리 시린 가을인데 맨정신으로 어캐 사나, 그것이 날마다 걱정이다.
091010 9:07 AM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을 아무한테나 과시하기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다. 어느날 나는 그가 있는 자리에서 백지에 그림 하나를 그려 보였다. 그가 말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로군요.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내가 말했다. 아닙니다. 이건 모자입니다.
091010 8:19 AM
나는 대한민국에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 내가 소속된 지구와 태양계와 은하우주에도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한글로 쓰여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
091010 7:52 AM
요즘은 잘 생긴 남자들이나 예쁜 여자를 차지한 남자들을 전생에 지구를 구한 남자들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어떤 남자라도 예비군복만 입혀 놓으면 그 순간부터 전생에 외계인한테 지구를 팔아 먹은 남자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091010 5:06 AM
때로 생면부지인 사람들이 내게 메일로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부탁을 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다. 그런데 간헐적으로 독촉을 해대는 배짱에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나는 성자가 될 자질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091010 4:04 AM
햇빛 좋은 가을날, 몽요담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주황색 물감. 내가 산책하는 사이, 앞산 단풍나무들 설레는 마음으로 목욕하고 떠났구나.
091009 9:35 AM
30여년 동안 한글로 소설을 써 온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어륀쥐 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제정하라. 제정하라. 제정하라!
091009 4:46 AM
오늘은 한글날이다. 국가는 공휴일로 제정하지 않았지만 나는 공휴일로 제정하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일 하나 봐라.
091009 4:14 AM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서 일할 맛이 안나고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일할 맛이 안난다. 그렇다고 날씨 좋은 봄가을에는 일할 맛이 나느냐. 날씨가 좋으면 놀러 다니고 싶어서 일할 맛이 안 난다. 평생 자력으로 출세하긴 그른 넘이다.
091009 3:04 AM
당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밤하늘에 별이 하나씩 돋아난다면 당신 때문에 생겨난 밤하늘의 별은 모두 몇 개나 될까요. 설마 한 개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없겠지요.
091009 2:24 AM
바지 지퍼가 열린 채로 하루 종일 사람들 많은 번화가를 활개치면서 돌아다녔다는 사실을 집에 돌아와서야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방법으로도 수습할 길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한없는 쪽팔림으로 몸부림치게 만들지 말입니다.
091009 1:48 AM
어렸을 때는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제과회사보다 우리 동네 골목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구멍가게가 훨씬 거룩해 보였다.
091009 1:06 AM
마누라가 가끔 용돈을 주기는 하는데 너무 산골이라 쓸 일이 없다. 돈 달라고 손 내미는 나무도 없고 돈 달라고 손 내미는 짐승도 없다. 한 달이 지났건만 받을 때 액수 그대로 고스란히 지갑 속에 남아 있다. 살다 보니 돈이 불쌍해 보일 때도 있구나.
091008 2:43 AM
감자농사를 지을 때는 감자농사가 잘 되기만을 바라야지 돈 따위를 많이 벌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대개 감자농사도 망치고 돈벌이도 망친다. 감자농사를 지을 때는 감자가 마음의 첫머리에 있어야지 돈이 마음의 첫머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091008 2:18 AM
이 시간까지 깨어 계시는 모든(범죄자들은 제외합니다) 분들께 장마철 소나기 쏟아지듯이 줄기차게 축복이 쏟아져 내리기를^^
091008 2:01 AM
살다보면 승패를 가름해야 할 때를 자주 만난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은 승부인데도 지면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이 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야비한 편법도 불사한다. 그래서 져도 의연하게 지는 사람을 보면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091008 1:54 AM
나이 서른이 넘었는데 외울 수 있는 시가 한 편도 없다면 그의 영혼은 얼마나 삭막할까.
091007 10:45 PM
예술가의 신들림- 예술가가 신을 필요로 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신이 예술가를 필요로 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091007 10:28 PM
실력있는 목수는 연장을 나무라지 않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하지만 실력있는 목수도 싸가지 없는 인간들의 집을 지어 주면서 즐거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091007 10:21 PM
소설도 육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거기에도 피가 돌아야 하고 박동하는 심장이 있어야 한다. 정신이 부여 되어야 하고 영혼도 부여 되어야 한다. 모조리 작가가 창조해서 완성도를 높여 주어야만 예술작품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091007 10:01 PM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으로 남을 때까지-작가로서의 제 좌우명입니다.
091007 4:32 PM
약한 감기가 며칠째 머물러 있다. 이틀 동안 하루 여덟 시간이나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나니 바람이 난폭해져 있다. 일본으로 지나간다는 태풍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나무들이 심하게 멀미를 앓고 있다.
091007 5:46 AM
내가 가끔 이쁜 여자 트위터들만 팔로윙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쁜 여자 트위터들만'이라는 표현은 모함이고, 이쁜 여자 트위터들을 많이 팔로윙한 것은 사실이다. 그녀들은 단지 이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글에서 격조가 느껴지는 장점까지를 겸비하고 있다.
091007 1:39 AM
이따금 인근부대에 들어가서 병영생활을 목격할 때가 있다. 드럼세탁기. 싱글침대. 오락실. 노래방. 피엑스에서는 카트를 끌고 다닌다. 외상도 된다. 솔직히, 지금 군대는 우리 때 군대에 비하면 캠핑이다. 썅칼. 일찍 태어났다는 사실이 왠지 억울해진다.
091006 11:08 PM
이런 고마우신 분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제가 혼잣소리만 한다고 투덜거리시면 140자 한도 내에서 조낸 외롭지 말입니다 http://bit.ly/2VZSsU
091006 7:51 PM
문지방 하나 넘으면 저승길도 보이는 나이. 생노병사 희로애락 하나도 골라 먹은 적이 없네. 인생길에 만나는 저 밥상은 쓰건 달건 산해진미.
091006 2:22 PM
집필실 창문 앞에 서 있는 버드나무, 바람이 불면 벌써부터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로 낙엽이 떨어져 내리네.
091006 8:29 AM
용의 꼬리와 같은 인생이 행복할까요 뱀의 머리와 같은 인생이 행복할까요. 택일이 불가피하다면 그대는 어느 쪽을 선택하실 건가요.
091006 7:46 AM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어디 내 뜻대로 되던가. 갈수록 멀어지는 이를 굳이 붙잡지도 않고 갈수록 가까워지는 이를 굳이 막지도 않겠네. 인간사 모두 인연에 맡기고 살면 속 썩을 일 하나도 없는 것을.
091006 7:21 AM
아무리 막돼먹은 잡놈이라도, 저 청명한 가을 하늘을 건너 갈 때는 차마 신발을 신고 건너 가지는 못하겠지.
091006 6:50 AM
보름달이 휘영청 밝기는 하나 이제 세상에는 이태백이 없으니 도대체 무슨 재미로 술을 마시리.
091006 6:42 AM
배움이 절실하지 않을 때는 백 년에 한번 들을까 말까한 가르침도 지나가는 개소리로 흘려 듣기 마련이다.
091006 3:07 AM
물질의 풍요가 행복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막장에서 이 가을 문학에 목숨 걸고 새벽까지 잠 못드는 젊은이가 있을까요. 있다면 하나님. 백설공주 따위는 필요없고 말입니다, 라면이라도 잘 끓이는 우렁각시 한 명만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091006 1:31 AM
가을 전어맛 때문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니, 도대체 그년의 서방은 생선만도 못하단 말이냐.
091006 1:24 AM
걸음마다 각혈하는 가을, 이제는 그대를 지울 때가 되었네.
091006 1:06 AM
한국 속담을 보면 한국 민족이 얼마나 문학적인 민족인가를 알 수가 있다. 산 입에 거미줄 치랴. 푸헐헐. 얼마나 절묘한가. 아무 민족이나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091005 4:29 PM
아무리 학벌이 좋고 아무리 직급이 높아도 양심을 팽개치고 사리사욕에 눈 멀어 있다면 짐승보다 무가치한 인간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런데 정작 해당되는 장본인들은 젠장할, 예술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내 글을 절대로 안 읽는다.
091005 4:45 AM
온실에서 재배된 화초들은 비바람의 참된 가치를 알지 못한다.
091005 4:39 AM
가끔 기막히게 수려한 외모를 가졌는데 대화를 나누어 보면 뇌가 작동을 멈추어 버린 사람들이 있다. 고민 같은 거 안 하고 사니까 행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091005 2:37 AM
태양은 어제 그대로의 태양이지만 당신은 어제 그대로의 당신이 아닙니다. 새롭고 아름답고 행복하소서.
091004 10:35 PM
어떤 제자가 와서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를 내게 가르쳐 주었다. 볼펜을 쥐고 볼펜을 어디다 두었더라, 하면 건망증. 볼펜을 쥐고 이게 뭐지, 하면 치매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 괜찮은 건가.
091004 5:31 PM
가끔 UFO를 목격하고 사람들에게 말해 주면 믿지 않는다. 자기 눈으로 직접 목격하지 않으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자기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실조차도 믿지 못한다.
091004 4:36 AM
성형이 일반화되면서 자기 아내가 될 여자의 진짜 얼굴을 모르는 채 결혼을 약속하는 남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091004 4:13 AM
내가 동물농장이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열중해 있을 때였다. 꺽꼬가 슬그머니 다가와 내게 물었다. 영감은 나를 이미테이션한 저 애완동물이 마음에 드슈. 티브이에는 수컷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면서 암컷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091004 3:57 AM
어제부터 우리 집 고양이 꺽꼬가 보이지 않았다. 제사를 지내기 전에 집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꺽꼬야 꺽꼬야 목청껏 이름을 불러 대고 있는데 불쑥 나타난 꺽꼬 쉐이, 영감, 고양이한테도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시간 정도는 줘야 하는 거 아님?
091004 3:06 AM
동물계의 이단아 오리너구리. 부리를 보면 오리고, 꼬리를 보면 비버고, 몸을 보면 너구리다. 도대체 표절이 아닌 신체부위가 어디냐.
091004 2:56 AM
그래도 노는 물은 좋아야 한다. 혼탁한 물에서 놀면 자신도 혼탁해지고 청량한 물에서 놀면 자신도 청량해진다. 혼탁한 물에서 놀다가 양복 따위가 더럽혀졌을 때는 동네 세탁소에 맡기면 그만이지만 영혼이 더럽혀졌을 때는 거의 세탁이 불가능하다.
091004 2:33 AM
시궁창 물에도 하늘은 비친다. 물 속에 들어 있는 혼탁한 물질들이 문제지 물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091003 8:38 AM
만약 명절 특사로 강간범과 방화범 중 한 명을 석방시켜야 한다면 당신은 어느 쪽을 석방시키겠습니까.
091003 4:45 AM
산국이 무더기로 피어서 달빛 속에 흔들리는 감성마을. 예술이 밥 먹여 주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은 서신으로 연락 주십시오. 출입금지자 명단을 만들어서 입구에 게시해 드리겠습니다^^
091003 4:35 AM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절대로 춤추게 하고 싶지 않은 고래를 만날 때도 있다.
091003 4:22 AM
담 너머로 지나가는 뿔만 보아도 사슴인지 염소인지 알 수 있다는 법문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도사들도 뿔만 보고는 모른다. 짝퉁을 만드는 기술이 도의 경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091003 1:34 AM
우리 나라 가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해서 팝송을 불렀다는 기사를 읽고, 혹시 미국 사람들이 추석 특집프로에 출연해서 우리 나라 가요를 부를 때처럼 어색하게 들리지나 않았을까, 하는 염려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을 한 글자로 말하면-쥐.
091003 12:59 AM
오늘 밤 휘영청 밝은 저 달 온 누리를 비추듯이 언젠가 그대 마음 온 누리를 비추소서.
091002 5:10 AM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집사님 한 분이 제게 그림을 한 장 그려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셨지요. 저는 연꽃을 한장 그려 드렸습니다. 그러자 집사님은 불교적인 꽃이니 다른 것을 그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말했지요. 연꽃도 하나님이 지으신 꽃입니다.
091002 4:58 AM
젊었을 때 노숙자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해마다 명절이면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모든 거리는 폐항처럼 을씨년스럽다. 평일이면 어디 결혼식장에라도 가서 끼니를 때울 수도 있지만 명절에는 결혼하는 커플도 없다. 그래서 헐, 종일토록 굶어야 했다
091002 4:07 AM
대추는 제삿상 중에서도 제일 앞줄에 올리는 과일입니다. 선조들은 대추를 일컬어 헛꽃이 없는 과일이라고 했지요. 꽃 한 송이에 어김없이 열매 가 하나씩 달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자손이 번창하라는 의미로 제삿상 제일 앞줄에 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091002 4:00 AM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일학년 국어책에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이라는 대목이 있었다. 나중에 없어졌는데 달은 구체니까 공처럼 둥글다고 해야지 쟁반같이 둥글다고 하면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거참, 꼭 과학적이어야 했을까
091002 2:10 AM
차는 달이건 기우는 달이건 미간을 찌푸린 채 떠오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다 같은 단군의 자손들인데 서로 웃으면서 살아갑시다.
091001 3:37 PM
코끼리를 냉장고에 반드시 내가 넣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아들놈을 시켜도 무방하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내가 쏼라쏼라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통역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다.
091001 10:07 AM
꺽꼬는 우리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입니다. 고양이 얘기를 하게 되면 당연히 쥐 얘기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쥐 얘기를 한다고 무조건 특정인을 떠올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난독증환자들을 위해서 이런 사족까지 붙여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091001 10:06 AM
자기가 고양이기를 거부하는 우리 집 고양이 꺽꼬. 오늘은 도토리를 우거우걱 씹고 있었다. 내가 소리쳤다. 짜샤 고양이가 쥐는 안 먹고 도토리를 먹냐. 그러자 꺽꼬가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영감, 쥐는 무서버.
091001 4:51 AM
가을이다. 새털구름 한 가닥을 걷어서 엽서에 붙인 다음 '그립다' 라고 쓴다. 어디로 보낼까.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 곁을 떠나 주소불명이다.
091001 4:43 AM
10월의 첫날임다. 국군의 날이기도 함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신 부모님들께 영광 있으시기를 빌겠슴다. 군복무를 마치신 예비군 여러분과 현역들께도 영광 있으시기를 빌겠슴다. 부당한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신 분들께는 쪽팔림 한 바가지를 드리겠슴다, 즐.
091001 4:13 AM
10년 동안 사랑했던 애인을 버리면 재벌 2세와 결혼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이라는 질문에 대부분 애인을 선택하겠다는 답변을 올렸습니다. 정직한 답변이라면 세상은 썩었어도 답변자는 아직 썩지 않은 겁니다.
091001 3:34 AM
10년 동안 사랑했던 애인을 버리면 재벌 2세와 결혼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091001 3:18 AM
죄송합니다. 직업이 글쟁이인데도 문장이 매끄럽지 못해서 때로는 몇 번씩을 고쳐 올리게 됩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언팰로우 감사.
091001 3:15 AM
당신의 과거가 당신의 현재를 만들고 당신의 현재가 당신의 미래를 만든다면 물처럼 살아갈 일이다. 낮은 곳으로만 낮은 곳으로만 흘러서 어제는 옹달샘이었다가 오늘은 실개천이 되고 오늘은 실개천이었다가 내일은 큰 바다가 되는, 물처럼 인생을 살아갈 일이다
091001 3:07 AM
어려움이 있어서 찾아온 의뢰인에게 덕성을 심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돈만 갈취할 생각을 하는 무속인이나 역술인은 아직 공부가 부족한 하수로 보아도 무방하다.
091001 2:37 AM
현실적으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091001 1:38 AM
세상에는 자기보다 우월한 사람을 공격함으로써 자기존재를 과시하려는 정신적 미숙아들이 적지 않다. 진실로 인간답고 싶다면 열등한 자신은 용서할 수 있어도 비열한 자신은 용서할 수 없어야 한다.
우리 곁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들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리고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려야 할 것들은 악착같이 우리 곁에 남아 있네. 하나님, 도대체 왜 이러세염?
091012 9:57 AM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는 말은 착하지 못한 놈들이 만들어낸 유언비어니, 쌓아 놓은 재산이 천만금이라도 하는 짓이 짐승만 못하면 반드시 천벌을 면치 못하리라. 설사 본인이 천벌을 피하더라도 자손이 천벌을 대신하게 되리니 부디 착한 이를 비웃지 말지어다
091012 8:03 AM
분명히 우리와 함께 존재했던 일원 짜리 동전. 깜찍하면서도 예뻤는데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091012 7:59 AM
창문을 열었더니 느닷없이 미간을 스치는 겨울예감, 예감은 언제나 계절을 앞지른다.
091012 4:52 AM
사랑을 못 주어 본 사람이 더 불행할까요 사랑을 못 받아 본 사람이 더 불행할까요.
091012 4:03 AM
가을 찻잔에 달빛 한 조각을 녹여서 마셨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091011 9:36 PM
잠에서 깨어나 겨우 차 한잔 마셨는데 순식간에 어둠이 문지방을 넘는구나. 내가 잠든 사이 손님들 모두 떠나 버리고 집안은 절간처럼 고요한데.
091011 10:18 AM
어느 동네에건 반드시 바보가 한 명씩 배치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스승으로 한 명씩 내려 보내셨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남을 모함하거나 비방하지 않는다. 부디 조롱하지 말고 경배하라.
091011 8:16 AM
꽃 필 때 사랑하던 나무를 잎 진다고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랑을 시작한 지 일년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지기로 작정 했다니 그런 지리멸렬한 감정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091011 4:54 AM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과 노래에 잘 감동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요.
091011 4:33 AM
가을빛 짙어지니 불현듯 생각나는 이름들. 엽서라도 한 장 보내고 싶은데 모두들 주소를 모르겠네. 부디 잘들 사시게. 우리는 오래도록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핑계로 서로를 유기한 공범.
091011 12:55 AM
윤도현이나 김제동을 그런 식으로 방송에서 작두질해 버리는 건, 속 보이면서도 야비한 처사 아닙니까.
091011 12:29 AM
단풍들고 낙엽지고 옆구리 시린 가을인데 맨정신으로 어캐 사나, 그것이 날마다 걱정이다.
091010 9:07 AM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을 아무한테나 과시하기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다. 어느날 나는 그가 있는 자리에서 백지에 그림 하나를 그려 보였다. 그가 말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로군요.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내가 말했다. 아닙니다. 이건 모자입니다.
091010 8:19 AM
나는 대한민국에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 내가 소속된 지구와 태양계와 은하우주에도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한글로 쓰여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
091010 7:52 AM
요즘은 잘 생긴 남자들이나 예쁜 여자를 차지한 남자들을 전생에 지구를 구한 남자들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어떤 남자라도 예비군복만 입혀 놓으면 그 순간부터 전생에 외계인한테 지구를 팔아 먹은 남자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091010 5:06 AM
때로 생면부지인 사람들이 내게 메일로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부탁을 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다. 그런데 간헐적으로 독촉을 해대는 배짱에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나는 성자가 될 자질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091010 4:04 AM
햇빛 좋은 가을날, 몽요담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주황색 물감. 내가 산책하는 사이, 앞산 단풍나무들 설레는 마음으로 목욕하고 떠났구나.
091009 9:35 AM
30여년 동안 한글로 소설을 써 온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어륀쥐 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제정하라. 제정하라. 제정하라!
091009 4:46 AM
오늘은 한글날이다. 국가는 공휴일로 제정하지 않았지만 나는 공휴일로 제정하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일 하나 봐라.
091009 4:14 AM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서 일할 맛이 안나고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일할 맛이 안난다. 그렇다고 날씨 좋은 봄가을에는 일할 맛이 나느냐. 날씨가 좋으면 놀러 다니고 싶어서 일할 맛이 안 난다. 평생 자력으로 출세하긴 그른 넘이다.
091009 3:04 AM
당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밤하늘에 별이 하나씩 돋아난다면 당신 때문에 생겨난 밤하늘의 별은 모두 몇 개나 될까요. 설마 한 개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없겠지요.
091009 2:24 AM
바지 지퍼가 열린 채로 하루 종일 사람들 많은 번화가를 활개치면서 돌아다녔다는 사실을 집에 돌아와서야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방법으로도 수습할 길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한없는 쪽팔림으로 몸부림치게 만들지 말입니다.
091009 1:48 AM
어렸을 때는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제과회사보다 우리 동네 골목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구멍가게가 훨씬 거룩해 보였다.
091009 1:06 AM
마누라가 가끔 용돈을 주기는 하는데 너무 산골이라 쓸 일이 없다. 돈 달라고 손 내미는 나무도 없고 돈 달라고 손 내미는 짐승도 없다. 한 달이 지났건만 받을 때 액수 그대로 고스란히 지갑 속에 남아 있다. 살다 보니 돈이 불쌍해 보일 때도 있구나.
091008 2:43 AM
감자농사를 지을 때는 감자농사가 잘 되기만을 바라야지 돈 따위를 많이 벌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대개 감자농사도 망치고 돈벌이도 망친다. 감자농사를 지을 때는 감자가 마음의 첫머리에 있어야지 돈이 마음의 첫머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091008 2:18 AM
이 시간까지 깨어 계시는 모든(범죄자들은 제외합니다) 분들께 장마철 소나기 쏟아지듯이 줄기차게 축복이 쏟아져 내리기를^^
091008 2:01 AM
살다보면 승패를 가름해야 할 때를 자주 만난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은 승부인데도 지면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이 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야비한 편법도 불사한다. 그래서 져도 의연하게 지는 사람을 보면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091008 1:54 AM
나이 서른이 넘었는데 외울 수 있는 시가 한 편도 없다면 그의 영혼은 얼마나 삭막할까.
091007 10:45 PM
예술가의 신들림- 예술가가 신을 필요로 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신이 예술가를 필요로 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091007 10:28 PM
실력있는 목수는 연장을 나무라지 않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하지만 실력있는 목수도 싸가지 없는 인간들의 집을 지어 주면서 즐거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091007 10:21 PM
소설도 육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거기에도 피가 돌아야 하고 박동하는 심장이 있어야 한다. 정신이 부여 되어야 하고 영혼도 부여 되어야 한다. 모조리 작가가 창조해서 완성도를 높여 주어야만 예술작품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091007 10:01 PM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으로 남을 때까지-작가로서의 제 좌우명입니다.
091007 4:32 PM
약한 감기가 며칠째 머물러 있다. 이틀 동안 하루 여덟 시간이나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나니 바람이 난폭해져 있다. 일본으로 지나간다는 태풍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나무들이 심하게 멀미를 앓고 있다.
091007 5:46 AM
내가 가끔 이쁜 여자 트위터들만 팔로윙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쁜 여자 트위터들만'이라는 표현은 모함이고, 이쁜 여자 트위터들을 많이 팔로윙한 것은 사실이다. 그녀들은 단지 이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글에서 격조가 느껴지는 장점까지를 겸비하고 있다.
091007 1:39 AM
이따금 인근부대에 들어가서 병영생활을 목격할 때가 있다. 드럼세탁기. 싱글침대. 오락실. 노래방. 피엑스에서는 카트를 끌고 다닌다. 외상도 된다. 솔직히, 지금 군대는 우리 때 군대에 비하면 캠핑이다. 썅칼. 일찍 태어났다는 사실이 왠지 억울해진다.
091006 11:08 PM
이런 고마우신 분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제가 혼잣소리만 한다고 투덜거리시면 140자 한도 내에서 조낸 외롭지 말입니다 http://bit.ly/2VZSsU
091006 7:51 PM
문지방 하나 넘으면 저승길도 보이는 나이. 생노병사 희로애락 하나도 골라 먹은 적이 없네. 인생길에 만나는 저 밥상은 쓰건 달건 산해진미.
091006 2:22 PM
집필실 창문 앞에 서 있는 버드나무, 바람이 불면 벌써부터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로 낙엽이 떨어져 내리네.
091006 8:29 AM
용의 꼬리와 같은 인생이 행복할까요 뱀의 머리와 같은 인생이 행복할까요. 택일이 불가피하다면 그대는 어느 쪽을 선택하실 건가요.
091006 7:46 AM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어디 내 뜻대로 되던가. 갈수록 멀어지는 이를 굳이 붙잡지도 않고 갈수록 가까워지는 이를 굳이 막지도 않겠네. 인간사 모두 인연에 맡기고 살면 속 썩을 일 하나도 없는 것을.
091006 7:21 AM
아무리 막돼먹은 잡놈이라도, 저 청명한 가을 하늘을 건너 갈 때는 차마 신발을 신고 건너 가지는 못하겠지.
091006 6:50 AM
보름달이 휘영청 밝기는 하나 이제 세상에는 이태백이 없으니 도대체 무슨 재미로 술을 마시리.
091006 6:42 AM
배움이 절실하지 않을 때는 백 년에 한번 들을까 말까한 가르침도 지나가는 개소리로 흘려 듣기 마련이다.
091006 3:07 AM
물질의 풍요가 행복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막장에서 이 가을 문학에 목숨 걸고 새벽까지 잠 못드는 젊은이가 있을까요. 있다면 하나님. 백설공주 따위는 필요없고 말입니다, 라면이라도 잘 끓이는 우렁각시 한 명만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091006 1:31 AM
가을 전어맛 때문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니, 도대체 그년의 서방은 생선만도 못하단 말이냐.
091006 1:24 AM
걸음마다 각혈하는 가을, 이제는 그대를 지울 때가 되었네.
091006 1:06 AM
한국 속담을 보면 한국 민족이 얼마나 문학적인 민족인가를 알 수가 있다. 산 입에 거미줄 치랴. 푸헐헐. 얼마나 절묘한가. 아무 민족이나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091005 4:29 PM
아무리 학벌이 좋고 아무리 직급이 높아도 양심을 팽개치고 사리사욕에 눈 멀어 있다면 짐승보다 무가치한 인간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런데 정작 해당되는 장본인들은 젠장할, 예술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내 글을 절대로 안 읽는다.
091005 4:45 AM
온실에서 재배된 화초들은 비바람의 참된 가치를 알지 못한다.
091005 4:39 AM
가끔 기막히게 수려한 외모를 가졌는데 대화를 나누어 보면 뇌가 작동을 멈추어 버린 사람들이 있다. 고민 같은 거 안 하고 사니까 행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091005 2:37 AM
태양은 어제 그대로의 태양이지만 당신은 어제 그대로의 당신이 아닙니다. 새롭고 아름답고 행복하소서.
091004 10:35 PM
어떤 제자가 와서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를 내게 가르쳐 주었다. 볼펜을 쥐고 볼펜을 어디다 두었더라, 하면 건망증. 볼펜을 쥐고 이게 뭐지, 하면 치매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 괜찮은 건가.
091004 5:31 PM
가끔 UFO를 목격하고 사람들에게 말해 주면 믿지 않는다. 자기 눈으로 직접 목격하지 않으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자기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실조차도 믿지 못한다.
091004 4:36 AM
성형이 일반화되면서 자기 아내가 될 여자의 진짜 얼굴을 모르는 채 결혼을 약속하는 남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091004 4:13 AM
내가 동물농장이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열중해 있을 때였다. 꺽꼬가 슬그머니 다가와 내게 물었다. 영감은 나를 이미테이션한 저 애완동물이 마음에 드슈. 티브이에는 수컷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면서 암컷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091004 3:57 AM
어제부터 우리 집 고양이 꺽꼬가 보이지 않았다. 제사를 지내기 전에 집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꺽꼬야 꺽꼬야 목청껏 이름을 불러 대고 있는데 불쑥 나타난 꺽꼬 쉐이, 영감, 고양이한테도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시간 정도는 줘야 하는 거 아님?
091004 3:06 AM
동물계의 이단아 오리너구리. 부리를 보면 오리고, 꼬리를 보면 비버고, 몸을 보면 너구리다. 도대체 표절이 아닌 신체부위가 어디냐.
091004 2:56 AM
그래도 노는 물은 좋아야 한다. 혼탁한 물에서 놀면 자신도 혼탁해지고 청량한 물에서 놀면 자신도 청량해진다. 혼탁한 물에서 놀다가 양복 따위가 더럽혀졌을 때는 동네 세탁소에 맡기면 그만이지만 영혼이 더럽혀졌을 때는 거의 세탁이 불가능하다.
091004 2:33 AM
시궁창 물에도 하늘은 비친다. 물 속에 들어 있는 혼탁한 물질들이 문제지 물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091003 8:38 AM
만약 명절 특사로 강간범과 방화범 중 한 명을 석방시켜야 한다면 당신은 어느 쪽을 석방시키겠습니까.
091003 4:45 AM
산국이 무더기로 피어서 달빛 속에 흔들리는 감성마을. 예술이 밥 먹여 주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은 서신으로 연락 주십시오. 출입금지자 명단을 만들어서 입구에 게시해 드리겠습니다^^
091003 4:35 AM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절대로 춤추게 하고 싶지 않은 고래를 만날 때도 있다.
091003 4:22 AM
담 너머로 지나가는 뿔만 보아도 사슴인지 염소인지 알 수 있다는 법문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도사들도 뿔만 보고는 모른다. 짝퉁을 만드는 기술이 도의 경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091003 1:34 AM
우리 나라 가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해서 팝송을 불렀다는 기사를 읽고, 혹시 미국 사람들이 추석 특집프로에 출연해서 우리 나라 가요를 부를 때처럼 어색하게 들리지나 않았을까, 하는 염려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을 한 글자로 말하면-쥐.
091003 12:59 AM
오늘 밤 휘영청 밝은 저 달 온 누리를 비추듯이 언젠가 그대 마음 온 누리를 비추소서.
091002 5:10 AM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집사님 한 분이 제게 그림을 한 장 그려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셨지요. 저는 연꽃을 한장 그려 드렸습니다. 그러자 집사님은 불교적인 꽃이니 다른 것을 그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말했지요. 연꽃도 하나님이 지으신 꽃입니다.
091002 4:58 AM
젊었을 때 노숙자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해마다 명절이면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모든 거리는 폐항처럼 을씨년스럽다. 평일이면 어디 결혼식장에라도 가서 끼니를 때울 수도 있지만 명절에는 결혼하는 커플도 없다. 그래서 헐, 종일토록 굶어야 했다
091002 4:07 AM
대추는 제삿상 중에서도 제일 앞줄에 올리는 과일입니다. 선조들은 대추를 일컬어 헛꽃이 없는 과일이라고 했지요. 꽃 한 송이에 어김없이 열매 가 하나씩 달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자손이 번창하라는 의미로 제삿상 제일 앞줄에 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091002 4:00 AM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일학년 국어책에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이라는 대목이 있었다. 나중에 없어졌는데 달은 구체니까 공처럼 둥글다고 해야지 쟁반같이 둥글다고 하면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거참, 꼭 과학적이어야 했을까
091002 2:10 AM
차는 달이건 기우는 달이건 미간을 찌푸린 채 떠오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다 같은 단군의 자손들인데 서로 웃으면서 살아갑시다.
091001 3:37 PM
코끼리를 냉장고에 반드시 내가 넣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아들놈을 시켜도 무방하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내가 쏼라쏼라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통역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다.
091001 10:07 AM
꺽꼬는 우리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입니다. 고양이 얘기를 하게 되면 당연히 쥐 얘기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쥐 얘기를 한다고 무조건 특정인을 떠올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난독증환자들을 위해서 이런 사족까지 붙여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091001 10:06 AM
자기가 고양이기를 거부하는 우리 집 고양이 꺽꼬. 오늘은 도토리를 우거우걱 씹고 있었다. 내가 소리쳤다. 짜샤 고양이가 쥐는 안 먹고 도토리를 먹냐. 그러자 꺽꼬가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영감, 쥐는 무서버.
091001 4:51 AM
가을이다. 새털구름 한 가닥을 걷어서 엽서에 붙인 다음 '그립다' 라고 쓴다. 어디로 보낼까.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 곁을 떠나 주소불명이다.
091001 4:43 AM
10월의 첫날임다. 국군의 날이기도 함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신 부모님들께 영광 있으시기를 빌겠슴다. 군복무를 마치신 예비군 여러분과 현역들께도 영광 있으시기를 빌겠슴다. 부당한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신 분들께는 쪽팔림 한 바가지를 드리겠슴다, 즐.
091001 4:13 AM
10년 동안 사랑했던 애인을 버리면 재벌 2세와 결혼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이라는 질문에 대부분 애인을 선택하겠다는 답변을 올렸습니다. 정직한 답변이라면 세상은 썩었어도 답변자는 아직 썩지 않은 겁니다.
091001 3:34 AM
10년 동안 사랑했던 애인을 버리면 재벌 2세와 결혼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091001 3:18 AM
죄송합니다. 직업이 글쟁이인데도 문장이 매끄럽지 못해서 때로는 몇 번씩을 고쳐 올리게 됩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언팰로우 감사.
091001 3:15 AM
당신의 과거가 당신의 현재를 만들고 당신의 현재가 당신의 미래를 만든다면 물처럼 살아갈 일이다. 낮은 곳으로만 낮은 곳으로만 흘러서 어제는 옹달샘이었다가 오늘은 실개천이 되고 오늘은 실개천이었다가 내일은 큰 바다가 되는, 물처럼 인생을 살아갈 일이다
091001 3:07 AM
어려움이 있어서 찾아온 의뢰인에게 덕성을 심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돈만 갈취할 생각을 하는 무속인이나 역술인은 아직 공부가 부족한 하수로 보아도 무방하다.
091001 2:37 AM
현실적으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091001 1:38 AM
세상에는 자기보다 우월한 사람을 공격함으로써 자기존재를 과시하려는 정신적 미숙아들이 적지 않다. 진실로 인간답고 싶다면 열등한 자신은 용서할 수 있어도 비열한 자신은 용서할 수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