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T O R Y/언중유쾌

언중유쾌(091127~091129)

susuhan-i(류~쌤..) 2009. 11. 30. 11:32
091129 3:14 AM
수만 페이지의 책을 쓰더라도 꽃 한 송이가 주는 감동을 능가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전신의 세포가 오그라들어 버린다. 자각하자. 인간은 미물이다. 골백번 죽었다 깨어나더라도 자연의 완전무결함을 능가하지 못한다.

091129 1:10 AM
장미란선수, 역도 세계 신기록 수립과 함께 대회 4연패 성공. 감동해서 축하문자 보냈습니다. 벨소리가 울렸습니다. 장미란선수였습니다. 나중에 감성마을 놀러 온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제 핸펀은 시계가 아닙니다.



091128 9:33 PM
피붙이처럼 지내던 측근 하나가 폐암말기 판정을 받았다. 그는 도과(道科)여서 이미 방하착(放下着)으로 평온한 상태. 환자가 오히려 문병객들을 걱정해 주고 있다. 오래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일수록 서둘러 이 땅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091128 6:16 AM
독한 소주라 하더라도 알콜이 25프로 정도 혼합되어 있는 물에 불과하다. 당신은 내가 날마다 소주에 쩔어 있다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 나는 순도 75프로의 물을 즐기면서 살아갈 뿐이다 -라는 술꾼 친구의 주장.

091128 12:26 AM
오늘은 아무리 기다려도 날이 새지 않을 것 같다.



091127 5:13 AM
며칠째 바쁜 일이 있어서 꺽꼬가 좋아하는 다랑어 통조림을 주문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 꺽꼬가 풀죽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알았어, 영감. 영감이 바라는 대로 내가 길고양이가 되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