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T O R Y/언중유쾌

언중유쾌(091211)

susuhan-i(류~쌤..) 2009. 12. 14. 09:35
091211 2:14 PM
바위에 떨어진 산새의 깃털 하나로 숲을 그렸네

091211 10:24 AM
세상이 개떡 같아 보일 때마다, 겨울 다목리 계곡물을 떠다가 주전자에 팔팔 끓인 다음 약간 쓴맛이 나는 이외수의 감성 두 스푼에 약간 단맛이 나는 폴 모리 악단의 음악 세 스푼 정도를 타서 한 컵씩 장복하시면 신기하게도 세상이 괜찮아 보입니다.

091211 4:28 AM
대별하자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시인이 존재한다. 한 부류는 바다지향적인 시인이고 다른 한 부류는 하늘지향적인 시인이다. 자기는 아무 쪽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항의하는 시인들. 서운해 하지 마시라. 기타라는 단어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091211 2:27 AM
어떤 약속 하나가 일그러지면 그날의 모든 시간이 일그러진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이면 약속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약속한 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직성이 풀린다. 단 손만 잡고 자겠다는 약속은 무조건 무효.

091211 12:33 AM
꺽꼬가 콘크리트 우사 벽면 밑에 뚫어진 구멍 밖으로 비어져 나온 소의 꼬리를 골똘히 들여다 보다가 내게 물었다. 영감, 그토록 덩치가 커다란 소가 어떻게 이 좁은 구멍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