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부1 우체부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나홀로 섬이 되어 흐르던 대학시절, 고향에서 날아드는 한통의 편지는 그리운 고향의 향기이고 어머니의 손길이었습니다. 겨울방학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 우체부를 촬영하게 된 것도 그런 까닭이었습니다. 그날은 눈이 무지무지하게 내렸습니다. 그나마 가느다란 시골길은 눈 속에 묻혀 분간하기 어려운데, 우체부는 한통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눈보라 속 십리길을 헤쳐가고있었습니다. 눈조차 뜨기 힘든 강풍이 자전거를 넘어뜨렸습니다. 바람에 날라가는 소포뭉치를 간신히 움켜쥔 우체부는 자전거를 추스리며 갈 길을 재촉해보지만 길은 보이지 않고 눈발은 더욱 거세지기만 합니다. 간신히 외딴 마을에 다다른 우체부는 오히려 짐이 되어버린 자전거를 세워 놓고 집집마다 편지를 전하러 다닙니다. 자전거도 우편행낭도 소리없.. 2009. 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