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에 엄마가 된 나, 용서해 주렴
1977년 열 다섯. 딸이 귀하던 우리 집안의 막내였던 난 공주님처럼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했었다. 그러던 중, 교육자이셨던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생 오빠에게 과외를 받았다. 따뜻한 눈빛을 가진 그에게 나는 반해 버렸고 그 역시 나를 친동생처럼 잘 대해주었다. 그렇게 서로 가까워졌고 나는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그때 쯤, 그에게 영장이 나왔고 그가 입대한 후, 나는 배부른 모습으로 그의 집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가진 것 없이 임신을 하고,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날 시댁에선 좋게 받아줄 리가 없었다. 만삭이 되고 나서도 가족들의 빨래며 청소, 집안일을 해야 했고, 시할머니의 중풍병 수발도 감당해 내야했다. 어느 날, 낚시터에 계신 시아버지의 새참을 가지고 나가던 중 진통이 왔고, 나는 쓸쓸히 ..
2009.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