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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T O R Y/언중유쾌

언중유쾌(090812)

by susuhan-i(류~쌤..) 2009. 8. 14.

가끔은 개구리가 뱀을 잡아 먹는 일이 생기거나 고양이가 쥐에게 쫓기는 일이 생기거나 춘향이가 변사또의 수청을 들기도 하는 세상. 하지만 아직은 멸망할 때가 아니지요. 그래도 나쁜 사람들보다는 좋은 사람들이 휠씬 많은 세상이니까요.


White박살난 햇빛 속에서 칸나꽃 화냥기로 불타는 한나절, 사내들은 몇 번이나 등목을 해 보지만 혈관 속에서 시끄럽게 울어 대는 매미들을 잠재울 방도가 없네. 온 세상 나무들 빈혈을 앓는 여름.


White전봇대가 벚나무에게 물었다. 저도 형씨처럼 꽃이라는 걸 피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White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파리 한 마리가 하늘에 떠 있는 독수리를 보고 빈정거렸다. 저 큰 덩치로 날개를 저리도 느리게 움직이다니, 봐라, 저놈은 곧 추락하고 말거다.


White별볼일 없는 날벌레를 모기인 줄 알고 때려 잡았다. 모기였더라도 피를 좀 적선하는 편이 나았다. 젠장, 엉뚱한 날벌레를 때려 죽이다니, 이래서 내 공부는 아직 멀었다.


White다들 영어에 능통한 시대가 온다고 하자. 거기서 살아 남으려면 얼마나 영어를 잘 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자. 어지간히 잘 해서는 돋보일 가망이 없다. 그럴 때는 차라리 영어를 아예 못하는 사람이 살아 남을 가능성이 휠씬 높다.


White우우, 바람이 떼를 지어 갈대밭을 지나가는데 갈대들이 미동도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싸가지가 없어 보이겠는가. 비록 미물이라 하여도 자연 중에서 싸가지가 없는 것들은 일체 존재하지 않나니, 무엇을 보더라도 조화가 곧 아름다움임을 깨달을 일이다.


오늘 아침, 제자 한 놈 제대로 키우기가 미친 사자 열 마리 키우기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통감했다-제자가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무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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