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외수325

언중유쾌(090702) 090702 8:36 PM 호랑이가 풍뎅이 한 마리를 보고 한심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조물주는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다고 저런 미물 따위를 만드셨을까. 그 말을 들은 풍뎅이가 호랑이에게 빈정거렸다. 제정신이냐. 발도 두 개나 모자라고 날개조차도 없는 장애자 주제에. 090702 6:33 PM '걱정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제가 당신을 수호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호언장담했던 족속들은 왜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는 빌어먹을, 언제나 곁에 없는지 모르겠다. 090702 1:51 PM 착용하고 다니는 핸드백은 엄청나게 비싼데 정작 자기는 그 핸드백보다 무가치한 여자들이 있다. 090702 1:25 PM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도덕은 죽여도 좋다는 몽매함이 결국 세상을 짐승들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090702 1:1.. 2009. 7. 21.
언중유쾌(090629) 090629 7:25 AM 고관대작이 밀짚모자를 쓴다고 농사꾼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까. 090629 7:23 AM 허세를 유일한 재산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자신들이 만능이라고 말한다. 모르는 것도 없고 못하는 것도 없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이 곤궁에 처하면 제기럴, 꼭 배탈이 나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해 버린다. 090629 6:33 AM 도시에서 온 사람 하나가 시골에서 살면 답답하지 않느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그 사람이 내 앞을 가로막은 콘크리트 벽처럼 답답해 보였다. 2009. 7. 21.
언중유쾌(090627) 090627 09:51 AM 종일토록 허공에 줄을 엮어 그물을 멋드러지게 매달아 놓았더니, 제기럴, 먹지도 못할 새가 걸려 형편없이 망가져 버리고 말았네-거미. 090627 9:45 AM 예술을 말로 설명하려는 소치는 무게를 자로 재는 일만큼이나 부질없는 짓이다. 2009. 7. 21.
언중유쾌(090626) 090626 5:58 AM 사랑에 의해서 가해지는 매질은 때리는 사람 쪽이 휠씬 더 아프다. 090626 5:53 AM 무려 다섯 번이나 문장을 고쳤는데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럴 때 언어가 생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090626 5:48 AM 사과나무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사과에는 혼자만 먹지 말라는 당부가 내포되어 있다. 090626 5:26 AM 예술을 모르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술을 모르면서 예술을 모독하는 것은 죄가 된다. 2009.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