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914 6:35 PM
조금 전 집필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관광객 하나가 불쑥 창문으로 머리를 디밀었다. 나는 불현듯 두더지 게임을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090914 6:07 PM
이토록 치열한 생존의 전쟁터에서 왜 거추장스러운 낭만 따위를 데리고 다니느냐고 묻는 행보관급 현실주의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노래방에는 마이크 씹어 드시러 가시나요^^
090914 12:09 AM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알고 보면 당신이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눈물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090914 11:38 PM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에서처럼 어느날 갑자기 당신이 한 마리의 벌레로 변해 버렸습니다. 당신은 140자 이내로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할 수가 있습니다. 제일 먼저 누구에게 무슨 말을 토로하고 싶으신가요.
090913 11:33 PM
타인의 약점을 보게 되면 덮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격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090913 5:18 PM
어떤 신도가 일요일인데 왜 교회에 나가지 않느냐고 못 마땅한 어투로 내게 물었다. 온우주가 다 내 마음의 교회요 절간인데 어딜 나가고 자시고 해야 하느냐고 내가 되물었다.
090913 5:07 PM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은 꽃을 몰라서 하는 소릴까요 사람을 몰라서 하는 소릴까요^^
090913 5:01 PM
화산활동을 누워서 침뱉기라고 보시면 의문은 단칼에 해결됩니다RT @moonumok: 산은 대지의 품에 엎드린 걸까, 하늘을 향해 누운 걸까.
090913 1:38 AM
서재에서 귀뚜라미 한 마리 골똘히 책 읽는 소리. 이외수의 장외인간 읽고 있는 거 다 안다. 지금 달이 사라져 버리는 부분이지. 캬캬. 너 오늘밤 잠자기는 틀렸다.
090912 1:20 PM
날씨가 괴이하다. 햇빛 속에서 천둥이 친다. 민심은 천심이라더니, 드디어 하늘도 실성을 했나 보다.
090912 5:28 AM
영어는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연상시키고 한자는 다족류의 벌레를 연상시킨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글은 무엇을 연상시킬까.
090912 1:03 AM
비가 내리네. 뼈저리게 그리운 사람 더욱 뼈저리게 그리워 하라고, 제기럴, 술도 끊었는데 혼자 있는 이 새벽, 어쩌자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네.
090912 12:30 AM
어떤 문장에는 이빨이 있고 어떤 문장에는 발톱이 있다. 어떤 문장은 냉소를 머금고 있고 어떤 문장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고 글 한 줄로 천생연분을 맺는다. 글은 자신의 품격을 대신한다
090911 6:34 PM
어떤 일에 미치는 사람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아무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기부터 혐오해 주는 센스를 가지신 분이라면 오, 당신은 멋쟁이.
090911 1:35 AM
왜 밤에 쓴 연애편지는 대부분 아침이 되면 보낼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될까요.
090910 11:13 AM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는 사람 사는 집이 딱 한 채밖에 없다. 그런데 어째서 마을이냐.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오소리 다람쥐 물까치 부엉이 개구리 나방 여치 물봉선 동자꽃 개미취 바람꽃 여뀌 등이 주민이다. 나는 여기서 통역관으로 일한다
090910 2:30 AM
도시에 나가 거리를 걷거나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는 도중에 내게로 와서 사인을 해 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사인을 해 달라고 자기의 명함이나 음식점의 영수증을 내미는 사람들. 사인을 해 줘도 절대로 오래 간직하고 있을 사람들 같아 보이지 않는다.
090910 1:24 AM
어느 초딩에게 내가 말했다. 이 할아버지가 사이보그라는 사실 모르고 있었지. 그러자 초딩이 말했다. 설마요. 내가 다시 말했다. 내 이빨 있지, 이탈과 합체가 가능한 틀니야. 그러자 초딩이 내게 물었다. 우리 교장선생님도 그런데 같은 별에서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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