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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T O R Y/언중유쾌

언중유쾌(101130~1205)

by susuhan-i(류~쌤..) 2010. 12. 6.
10.12.5 오후 2:15
시(詩) 따위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단언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시다. 따라서 그에게는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는 걸어 다니는 시체로 만족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10.12.5 오전 4:50
어떤 개막장 인생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순간, 그는 시대와 인간 모두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눈물겹고 소중한 존재로 변모되어 있는 것이다.

10.12.5 오전 4:29
오늘은 일요일. 인연이 잘 발효된 지인들과 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한 번만 만나도 한 해가 내내 행복해지는 인간관계. 돈으로 맺은 인연이 아니라 책으로 맺은 인연이어서 더욱 아름답다.

10.12.4 오전 9:26
우리가 남이냐, 라고 말하는 친구놈치고 위급할 때 곁에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는 걸 보면 그놈은 분명 남이었습니다.

10.12.4 오전 4:06
이외수와 함께 하는 강원관광명소 100선에 관한 실무자들과의 미팅. 화천군 산천어축제에 관한 논의. EBS다큐 '사냥의 기술' 나레이션 원고 감수. 오늘 제가 한 일들입니다. 비록 늙었지만 놀고 먹지는 않겠습니다. 솔직히 우라지게 피곤하네요 벌러덩.

10.12.3 오후 1:04
내가 22년 전에 여관에서 대마초를 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딱 한군데 신문만 문학소녀(신문에는 31살. 당시 여관에서 빨래와 청소담당하던 참고인 2명.즉시 풀려남)와 동숙을 했다는 추측기사가 나왔다. 그 신문의 기자는 당시 취재도 오지 않았다.

10.12.3 오전 6:54
NASA의 중대발표 예고에 ET를 기대했던 분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들이다. 하지만 NASA가 ET를 보여 주는 순간, 지구에는 어떤 종말적 혼란이 야기될까. 수퍼박테리아의 발견이 얼마나 충격적 사실인가도 자각치 못하는 상황에서.

10.12.3 오전 6:16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 사과는 하지 않고 변명만 일삼는 소치는, 때로 방귀를 감추려고 설사를 보여 주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10.12.3 오전 5:56
언변없는 교장선생님일수록 조회시간에 '주목' 이라는 말과 '마지막으로'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래도 훈화가 끝나면 빠짐없이 '주옥 같은 말씀' 이었다는 말로 아부를 하는 선생님. 허리가 생고무처럼 유연하다. 정치판도 별반 다르지 않다.

10.12.3 오전 5:53
그대의 아침은 꿀모닝. 나의 아침은 글모닝^^

10.12.3 오전 5:28
글쟁이가 트위터에서 글을 많이 올리는 것을 무슨 결함처럼 말하는 위인들. 바다에 물고가 많은 것을 큰 결함으로 생각하는 어부들과 무엇이 다르랴. 자기가 이름을 모르는 물고기면 무조건 잡어 취급을 하는 어류전문가들도 있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10.12.2 오전 11:20
자기 뱃속에서 가느다란 실을 뽑아 허공에 투명한 집을 짓고 살아가는 거미여. 낭만을 알다니, 멋지구나.

10.12.2 오전 12:28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받았더니 대뜸 욕부터 퍼부어 댄다. 목소리에 술냄새가 섞여 있다.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넌 뭐 하는 쉐퀴냐고 반문한다. 누군지 밝혔더니 잘못 걸렸네, 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는 뚝이다. 야, 이쉐캬, 사과는 잼 만들어 먹었니?

10.12.1 오후 4:13
젊었을 때는 밥 한 덩어리가 눈물 한 덩어리였는데 지금은 밥 한 덩어리가 웃음 한 덩어리다. 인생은 진수성찬, 눈물에도 밥을 비벼 먹어 보고 웃음에도 밥을 비벼 먹어 본 사람만이 참맛을 아는 것이다.

10.12.1 오전 4:48
나는 제대하고 나서도 10년 동안 재입대하는 꿈을 꾸어야 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남자들의 복무연한은 10년인 셈이다. 내 생애 가장 어둡고 불길하고 공포스러운 악몽. 하지만 군대에서 얻은 인내를 바탕으로 비굴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다.

10.12.1 오전 3:10
2010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울었던 날들도 있었고 웃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남아 있는 31일. 가급적이면 아름답게 쓰겠습니다. 여러분의 한 해가 보람있는 한 해로 기억되기를 빌겠습니다.

10.12.1 오전 12:51
보온병 포신에 장전하고 쏘면 물폭탄 되는 건가요?

10.11.30 오후 8:54
거리에서 그대에게 도나 기를 아느냐고 묻는 사람을 만나면, 과연 물 속에 빠진 저 달이 물인지 달인지를 되물어 보라. 법문으로 대답치 않으면 기러기는 삼천리를 날아가리라.

10.11.30 오후 8:36
태산 같은 지식이 티끌 같은 깨달음만 못하다.

10.11.30 오후 7:58
서양은 수시로 철학의 대상이 변한다. 그것은 그들이 아직도 철학의 대상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양은 수 천년이 지나도록 오로지 깨달음, 바로 도(道) 한 가지만을 철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10.11.30 오후 7:47
못 하나 안 치고 요철맞추기로 수 백년을 버티게 만드는 건축문화. 발효된 반찬 한 가지에 300여 종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음식문화. 어떤 체형을 가진 사람이 입어도 다 아름다워 보이는 의상문화. 이런 의식주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나라가 어디 있삼?

10.11.30 오전 11:25
비 그치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방안에 있어도 엄동설한. 써늘하게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는 회한의 작두날이여. 그대 영혼 뒤흔들 글 한 줄도 남기지 못했는데 어느새 한 해는 기울고 세상은 속절없이 저무는구나.

10.11.30 오전 7:28
잠결에 불현듯 겨울비 내리는 소리.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느냐. 갈라진 뼛속으로 스며드는 얼음물. 참혹하다. 방안에는 파지만 널려 있고, 죽어 나간 시간의 껍질 위로 어느새 날이 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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